세율보다 공제가 결과를 정한다
상속세는 최고세율 50%라는 숫자 때문에 무섭게 들리지만, 실제로 세금을 내는 사람은 전체 사망자 가운데 일부입니다. 공제가 먼저 크게 깎아내기 때문입니다. 어떤 공제를 얼마나 받느냐에 따라 같은 재산에서도 세액이 0원이 되기도 하고 수억원이 되기도 합니다. 항목별로 어떤 조건에서 얼마가 붙는지 하나씩 확인해 보겠습니다.
공제 항목 한눈에 보기
| 공제 항목 | 금액 | 적용 조건 |
|---|---|---|
| 기초공제 | 2억원 | 상속이 개시되면 무조건 적용 |
| 그 밖의 인적공제 | 자녀 1인당 5,000만원 등 | 미성년자·연로자·장애인은 별도 산식으로 가산 |
| 일괄공제 | 5억원 | 기초공제와 인적공제의 합계와 비교해 큰 쪽을 선택 |
| 배우자상속공제 | 최소 5억원 ~ 최대 30억원 | 실제 상속받은 금액과 법정상속분 한도 안에서 |
| 금융재산 상속공제 | 최대 2억원 | 순금융재산의 20%, 2,000만원 이하면 전액 |
| 동거주택 상속공제 | 최대 6억원 | 10년 이상 동거한 무주택 직계비속이 그 주택을 상속 |
| 재해손실공제 | 손실가액 전액 | 신고기한 내 재난으로 상속재산이 멸실·훼손된 경우 |
이 밖에 가업을 10년 이상 운영한 경우의 가업상속공제, 영농상속공제처럼 규모가 훨씬 큰 공제도 있지만 사후관리 요건이 길고 까다로워 별도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상속재산을 평가하며 지출한 감정평가수수료도 한도 내에서 과세가액에서 빼줍니다.
일괄공제와 인적공제 중 하나만 고른다
기초공제 2억원에 자녀공제·미성년자공제·연로자공제·장애인공제를 더한 금액과, 일괄공제 5억원을 비교해 큰 쪽을 택합니다. 자녀 한 명당 5,000만원이므로 인적공제 쪽이 5억원을 넘으려면 자녀가 여섯 명은 되어야 합니다. 장애인공제는 기대여명 연수를 곱하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커질 수 있고, 이때는 인적공제 조합이 유리해집니다.
한 가지 함정은 배우자가 단독으로 상속받는 경우입니다. 자녀 등 다른 상속인이 없어 배우자 혼자 상속인이 되면 일괄공제를 선택할 수 없고 기초공제와 인적공제만 적용됩니다. 대신 이때는 배우자상속공제 한도가 법정상속분 전체로 잡히므로, 최종 세액은 오히려 낮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상속인 구성 | 적용되는 기본 공제 | 최소 공제액 |
|---|---|---|
| 배우자와 자녀 | 5억원 + 5억원 | 10억원 |
| 자녀만 (배우자 없음) | 5억원 | 5억원 |
| 배우자만 (자녀 없음) | 기초공제 2억원 + 배우자상속공제 | 7억원 이상 |
배우자상속공제는 분할과 신고가 조건
배우자상속공제는 최소 5억원이 보장되지만, 그 이상을 받으려면 조건이 붙습니다. 배우자가 실제로 상속받은 금액을 기준으로 하되 민법상 법정상속분 상당액을 한도로 하고, 그 위에 30억원이라는 절대 한도가 다시 걸립니다. 그리고 정해진 분할기한까지 상속재산을 실제로 나눠 등기·등록·명의개서를 마치고 신고해야 인정됩니다.
협의분할이 늦어지거나 서류상 명의를 정리하지 못하면 실제로 배우자가 더 많이 받았더라도 최소 5억원만 적용됩니다. 상속인 사이에 다툼이 있어 분할이 지연되는 상황이 세 부담으로 직결되는 지점이라, 신고 준비만큼이나 분할 합의 일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산 예시: 상속재산 15억원, 그중 예금 4억원
배우자와 자녀 두 명이 상속받고, 재산 중 순금융재산이 4억원인 경우입니다.
- 일괄공제 5억원 + 배우자상속공제 5억원 = 10억원
- 금융재산 상속공제 = 4억원 × 20% = 80,000,000원 (한도 2억원 이내)
- 공제 합계 10억 8,000만원 → 과세표준 420,000,000원
- 산출세액 = 4억 2,000만 × 20% − 1,000만 = 74,000,000원
- 신고세액공제 3% 2,220,000원을 빼면 납부세액 71,780,000원
금융재산 상속공제 8,000만원이 20% 구간에서 작동해 세액을 1,600만원가량 낮췄습니다. 같은 15억원이라도 전부 부동산이었다면 이 공제가 없어 세액이 그만큼 올라갑니다. 재산 구성이 세액에 직접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공제를 계산하기 전에 재산 평가가 먼저다
공제는 과세가액이 정해진 다음에 적용됩니다. 그래서 재산을 얼마로 평가하느냐가 공제 못지않게 결과를 좌우합니다. 상속재산은 상속개시일 현재의 시가로 평가하고, 매매사례가액이나 감정가액, 수용·경매가액이 시가로 인정됩니다. 시가를 확인하기 어려운 부동산은 개별공시지가나 주택 공시가격 같은 기준시가로 평가합니다.
기준시가가 시가보다 낮은 경우가 많아 당장은 유리해 보이지만, 상속인이 나중에 그 부동산을 팔 때는 상속 당시 평가액이 취득가액이 됩니다. 낮게 평가해 상속세를 아끼면 양도차익이 커져 양도소득세로 되돌아오는 구조입니다. 상속세가 공제 범위 안에서 어차피 0원이라면, 감정평가를 받아 평가액을 높여 두는 편이 전체 세 부담을 줄이는 선택이 되기도 합니다.
공제를 놓치지 않으려면
- 신고기한 6개월 —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입니다. 기한 내 신고하면 산출세액의 3%를 신고세액공제로 빼줍니다.
- 사전증여 합산 — 상속인에게 10년,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5년 이내에 증여한 재산은 상속재산에 더해집니다. 미리 나눠 준 재산이 공제 종합한도를 깎을 수도 있습니다.
- 채무와 장례비 — 피상속인의 채무, 공과금, 장례비용은 공제 이전 단계에서 과세가액을 줄입니다. 증빙이 있어야 인정되므로 서류를 모아 두어야 합니다.
- 동거주택 상속공제 — 10년 이상 함께 살았고 상속인이 무주택이어야 하는 등 요건이 구체적입니다. 요건을 채우면 주택가액에서 담보채무를 뺀 금액 전부가 6억원 한도로 공제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일괄공제 5억원과 기초공제 2억원을 함께 받을 수 있나요?
함께 받을 수 없습니다. 기초공제 2억원에 자녀공제 등 인적공제를 더한 금액과 일괄공제 5억원 중 큰 쪽 하나만 선택합니다. 자녀가 여섯 명 있어야 인적공제 합계가 일괄공제를 넘어서므로, 실제로는 대부분 일괄공제 5억원이 유리합니다.
예금이 많으면 공제가 더 되나요?
순금융재산 상속공제가 있습니다. 예금·적금·주식·보험금 등에서 금융채무를 뺀 순금융재산의 20%를 공제하되 한도는 2억원이고, 순금융재산이 2,000만원 이하이면 전액 공제합니다. 부동산에는 없는 공제라 같은 금액이라도 재산 구성에 따라 세액이 달라집니다.
상속을 포기하면 세금도 없어지나요?
상속을 포기하면 그 사람은 납세의무를 지지 않습니다. 다만 상속세는 상속재산 전체에 매긴 뒤 각자 받은 몫에 따라 나눠 부담하는 구조이고, 상속인들은 받은 재산을 한도로 서로 연대납세의무를 집니다. 한 사람이 내지 못하면 다른 상속인에게 부담이 넘어갈 수 있습니다.
공제를 다 더하면 상속재산 전액이 공제되기도 하나요?
공제에는 종합한도가 걸려 있습니다.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선순위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유증한 재산이나 사전증여재산의 과세표준 등을 뺀 금액이 공제 한도가 되므로, 상속 직전에 재산을 미리 옮겨 두었다면 그만큼 받을 수 있는 공제가 줄어듭니다.
근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8조·제19조·제20조·제21조·제22조·제23조·제23조의2·제24조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7조(신고기한)·제69조(신고세액공제) · 국세청 상속세 항목별 설명